가장 큰 원인은 교체 용병 워드가 제 몫을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키(198.7cm)가 작아 골밑에서 밀리는 데다 무리한 공격으로 턴오버(평균 2.6개)까지 많다.
KCC 신선우 감독은 계산이 치밀하고 수읽기에 밝다고 해서 ‘신산(神算)’이란 별명까지 얻은 터. 하지만 올 용병 선발에선 패착을 둔 걸까. 이미 2차례나 용병을 바꿨기에 부상해 뛸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더 이상 교체하지 못한다.
그래도 신 감독은 그리 우울해 보이지 않는다. 워드의 부진은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공수 전술을 너무 많이 사용하는 자신의 경기 운용 스타일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패턴을 단순화하면 워드가 살아나리라는 게 그의 희망. 실제로 포스트가 강한 선두 TG삼보와의 5일 경기에서 KCC는 졌지만 워드는 18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만하면 신 감독이 웃음 지을 만하다.
신 감독은 필자와 연세대 74학번 동기다. 그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특유의 뚝심으로 위기를 헤쳐 나왔다.
학창시절의 에피소드 한 가지. 용산중 졸업반이던 신 감독은 필자가 나온 휘문고 진학을 원했으나 키가 작아 퇴짜를 맞았다. 할 수 없이 용산고에 입학한 그는 오전 4시 배추 가게를 하는 부친이 시장으로 나가면서 깨우면 서울 왕십리 집에서 후암동에 있는 학교까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뛰어서 등교했다.
이런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그는 190cm가 채 안 되는 키로 청소년대표팀과 국가대표팀 센터로 활약할 수 있었다.
올 시즌 KCC가 비록 어려워 보이지만 오뚝이 신 감독은 분명 역전의 수를 품고 있을 것이다. 그 용병술이 궁금하다.
MBC 해설위원 cowm55@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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