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옥훈련’의 후유증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최근 한 주니어선수의 아버지는 “전지훈련을 갔다오면 더 잘 할 줄 알았는데 부상만 달고 귀국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검사를 해보니 힘줄이 찢어져 있었다. 앞으로 한 시즌은 골프를 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그 낙담한 표정이란…. 또 다른 주니어선수는 손목을 연결하는 관절이 찢어져 있었고 훈련 중 허리를 다친 선수도 찾아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아직 신체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주니어 선수에게 훈련량이 너무 많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골프관련 부상들이 전적으로 혹독한 훈련 때문만은 아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미국스포츠학회는 골퍼가 주의해야 할 사항을 발표했다. 그 내용 가운데 ‘보통 근력을 지닌 아마추어에게 주 3회 이상의 라운드는 무리’라는 대목이 있었다. 그런데도 따뜻한 나라로 골프투어를 간 우리 골프광들은 시차적응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하루 36홀씩, 4∼5일 연속 골프만 친다고 한다. 이것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역이며,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다음 겨울에는 ‘무제한 라운드’를 내 건 여행사 광고와 ‘지옥훈련’이란 단어가 사라졌으면 한다. 다른 계절에 비해 봄에 골프 부상이 특히 많은 것도 겨울철 무리한 라운드 및 지옥훈련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중앙대 의대 재활의학과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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