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물오른 킬러’ 정조국

  • 입력 2006년 10월 14일 03시 03분


22세의 한창 나이에 영광과 좌절을 동시에 겪었던 정조국이 11일 시리아전 후반 몸을 풀면서 활짝 웃고 있다. 정조국은 요즘 “축구가 너무 재미있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며 싱글벙글한다. 김미옥 기자
22세의 한창 나이에 영광과 좌절을 동시에 겪었던 정조국이 11일 시리아전 후반 몸을 풀면서 활짝 웃고 있다. 정조국은 요즘 “축구가 너무 재미있다.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며 싱글벙글한다. 김미옥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11일 시리아와의 졸전 끝에 1-1로 비긴 뒤 팬들은 “왜 정조국을 투입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가졌다. 전문가들도 “조재진의 머리에만 기대할 게 아니라 정조국과 더블 포스트 작전을 썼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조국(22·FC서울)은 이날 후반 시작부터 몸을 풀었지만 핌 베어벡 감독은 끝까지 교체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 한국축구 기대주서 올림픽대표팀 탈락 시련

2002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떠오른 정조국. 그는 2003년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12골을 터뜨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그러나 2004년 2년차 슬럼프가 찾아왔다. 정규리그 18경기에서 2골.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에도 탈락했다. 팬들은 그를 잊어 갔다.

정조국은 “당시 실력에 비해 주위의 기대와 관심이 높았다. 나도 모르게 자만심에 빠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조국은 거기서 주저앉지 않았다. 올여름 컵대회 10경기에서 2골, 3도움으로 기지개를 켜더니 후기리그 초반 4경기에서 3골을 쓸어 담으며 팀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베어벡호 승선 이후에는 대만전 해트트릭을 비롯해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9일 가나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르 로이 가나 감독은 “정조국이 가장 위협적이었다. 그를 막는 데 애먹었다”고 말했다.

○ 베어벡호 승선 후 대만전 해트트릭 ‘부활’

정조국은 “돌이켜 보면 힘들었던 경험이 더 강한 열정을 갖게 했다. 시련이 없었으면 지금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의 도움도 컸다. 정조국은 조광래 전 LG 감독과 한 달에 서너 차례씩 통화한다. 조 전 감독은 “놀러 다니고 싶겠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절제하라고 충고했다”며 “조국이가 요즘 들어 여유가 생기면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정조국에게 꾸준히 출장 기회를 주면서도 후배 공격수들과의 경쟁을 부추겨 정조국의 킬러 본능을 키웠다.

이제 스물 둘. 앞길이 창창하다. 정조국은 “스트라이커 중 (이)동국 형을 가장 존경한다. 골 결정력과 원톱으로서 한 발 빠른 움직임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그러고 난 뒤 유럽으로 나갈 거예요.”

◇정조국은 누구 △생년월일=1984년 4월 23일 △출생지=전북 부안 △체격=185cm, 78kg △100m 달리기=12초 △포지션=공격수 △혈액형=O형 △출신교=갈현초-대신중-대신고 △주요 경력=2000년 청소년대표 발탁/2001년 역대 최연소 올림픽대표 상비군/2002년 안양 LG 입단 2002년 월드컵 예비 엔트리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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