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메신저]취재도 좋지만 반칙은 안 된다

  • 입력 2006년 6월 2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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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이 노르웨이 오슬로의 울레발 스타디움에서 실시한 1일 훈련 때 국내 취재진 사이에선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모 인터넷 뉴스가 대표팀의 오슬로 공항 도착 사진을 올려 ‘취재의 룰’을 위반했기 때문에 모종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31일 KBS 추적 60분 팀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표팀 숙소인 힐튼호텔에 무단 침입해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의 항의를 받고 쫓겨난 일도 거론됐다.

국민적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대표팀을 취재할 땐 지켜야 할 룰이 있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게 과열 취재를 자제한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먼저 선수단 숙소엔 들어갈 수 없다. 공식 인터뷰 시간 외에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을 만나 인터뷰할 수도 없다. 선수단과 기자단이 함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때도 인터뷰나 사진촬영을 하지 않는다. 훈련장에도 포토라인 이상 들어갈 수가 없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오면서 생긴 룰이다.

사실 그 전에도 룰은 있었지만 이렇게 엄격하게 적용되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대표팀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그리 많지는 않아 통제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매체가 생겨났고 수많은 기자가 현장을 누비면서 색다른 기사를 쓰려는 경쟁이 붙어 통제가 불가능해졌다. 현재 대표팀을 따라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담고 있는 취재진은 60여 명. 룰이 강화된 이유다.

2006 독일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대표팀 주전 경쟁 못지않게 언론의 취재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슬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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