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SK 구단이 내놓은 조사 자료를 보고 "야구는 인기 몰이에 완전히 성공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그 이유는 이 조사 자료가 여성 관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SK는 5월29일과 30일 롯데전, 6월19일과 20일 KIA전, 7월7일과 8일 삼성전 등 홈 6경기에서 남녀 관중 성비 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조사대상자 8만3631명 가운데 놀랍게도 여성 관중이 3만4174명으로 무려 40.9%나 차지한 것.
이전까지는 이런 조사가 없었지만 분명한 점은 예전에는 이처럼 여성 관중이 야구장을 많이 찾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SK 홈경기 때만 여성 관중이 많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SK야말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최초로 도입한 구단으로 여성들이 야구장을 찾을 만한 여러 가지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잔디밭 관람석인 '그린존', 삽겹살 등을 구워먹을 수 있는 '바베큐존', 가족들을 위한 '패밀리존', 여성 전용 '파우더 룸' 등을 홈구장인 인천 문학야구장에 마련한 것이 그 사례.
하지만 SK 외에 다른 야구장에서도 최근 여성 관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는 야구 관계자나 야구장을 자주 찾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다.
전반적으로 스포츠에 시큰둥한 여성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면 그 스포츠 종목은 성공 가도에 들어선 게 틀림없다.
이처럼 야구장을 찾는 여성 관중의 증가 현상을 보면서 '월드컵 기간 중 그 많던 여성 축구팬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셔츠를 입고 각종 장신구로 꾸민 채 붉은악마 응원단이 돼 거리에서 열렬하게 응원전을 펼쳤던 그 많은 여성 축구팬들….
요즘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에 가본 축구팬이라면 여성 관중이 남성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붉은악마 응원단은 있지만, 축구팬에 여성은 별로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남녀 축구를 통틀어 사상 최초로 세계 3위의 신화를 쓸 정로도 뛰어난 축구 DNA를 보유한 한국 여성들. 그렇지만 남자들의 '군대'와 '축구' 얘기가 가장 지겹다는 한국 여성들을 축구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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