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기자의 인저리 타임]‘승점 0’ 서울의 속사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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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경기만에 첫 승 등… 최근 ‘슬로 스타터’ 면모 보여
울산-전북 등에 집중견제 당하고… 초반 강팀과 붙는 대진도 원인

▷서울이 울산, 전북에 이어 22일 포항과의 방문경기에서도 패해 개막 후 3연패에 빠졌다. 3경기에서 2골을 넣고 6골을 내줬다. 승점은 ‘0’, 골 득실은 ‘―4’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가운데 승점이 없는 팀은 서울과 대전뿐이다. 골 득실이 ―8인 대전이 12위, 서울이 11위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는 1승 1무 1패로 H조 4개 팀 가운데 3위에 머물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사진)이 이끄는 서울은 2012년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2013년에는 4위, 지난해에는 3위를 차지했다. 성적이 좋았던 최근에도 출발은 별로였다. 2013년에는 8경기 만에 K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도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그때도 11위까지 추락했다가 살아났다. 서울 앞에 ‘슬로 스타터’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서울 팬들이라면 올해도 ‘슬로 스타터’를 믿고 싶을 것이다. 조만간 반전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 법하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심각하다”는 게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의 진단이다. 김 위원은 “K리그와 ACL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지난해보다 선수가 보강됐어야 했다. 과거에 ‘슬로 스타터’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은 부상 선수 등 시즌 초반에 ‘숨어 있는 전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다르다. 최상의 전력을 구성하고도 연패 중이다. 박주영이 변수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투입되지 못한 것을 보면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이 10년 전과 같은 활약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울의 저력을 믿는 팬들은 “(예년처럼) 시작이 좋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서울은 중국 방문을 포함해 ACL 2경기를 잇달아 치른 뒤 울산으로 이동해야 했고, 호주 웨스턴 시드니와 ACL에서 맞붙은 뒤 나흘 만에 포항으로 가야 했다. 게다가 맞붙은 팀이 모두 우승을 노리는 강호들이었다. 서울 팬들은 “초반 일정이 서울에 크게 불리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팀이 안방에서 컵대회 우승 팀과 대결하는 공식 개막전과 5월 5일 대진을 빼고는 권역별 분배, 이슈 경기 등을 중심으로 컴퓨터 추첨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특정 팀에 불리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했다.

▷미디어데이 때 많은 감독이 ‘꼭 잡고 싶은 팀’으로 서울을 꼽았다. 울산 윤정환, 전북 최강희, 포항 황선홍 감독도 서울을 ‘콕’ 찍었다. 황 감독은 “머릿속에 서울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은 그만큼 관심을 많이 받는 구단이다. 지긴 했지만 서울은 3라운드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김대길 위원은 “서울은 프로축구 흥행몰이의 중심이 되는 팀이다. 빨리 1승을 하고, 빨리 박주영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다음 달 4일 안방에서 제주와 만난다. 지난해 5위인 제주는 전남-부산-대전을 상대로 무패 행진을 이어 가며 6위에 올라 있다. 서울이 만만치 않은 제주를 상대로 첫 승을 올릴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승점 0#서울#슬로 스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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