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서 2014∼2015시즌 유럽 축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유럽 4대 리그의 득점왕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48골·경기당 1.37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세르히오 아궤로(맨시티·26골·0.79골), 이탈리아 세리에A의 마우로 이카르디(인터밀란·26골·0.61골), 독일 분데스리가의 알렉산더 마이어(프랑크푸르트·19골·0.73골)다. 리그 전체로 봤을 때 경기당 평균 득점이 가장 많은 리그는 2.75골의 분데스리가였고, 세리에A(2.69골), 프리메라리가(2.66골), 프리미어리그(2.57골) 순이었다.
▷프리메라리가의 호날두와 메시(43골)는 40골 이상을 터뜨리며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을 기록했다.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선수들이기에 가능한 기록이다. 프리메라리가 득점 3위인 네이마르(바르셀로나)만 해도 22골(평균 0.67골)에 그친다. 호날두와 메시를 빼고 4대 리그에서 3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없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의 마이어를 제외하곤 모두 30골 가까이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최근 3년 동안 K리그 클래식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57→2.55→2.22로 감소했다. ‘수비축구’가 그라운드를 지배한 결과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팀들이 ‘공격축구’를 내세웠다. 달라질 듯 보였지만 아직까지 숫자상으로 큰 변화는 없다. 8일 현재 88경기에서 200골이 나와 경기당 평균 2.27골이다. 득점 1위인 수원 염기훈은 13경기에서 7골을 넣어 평균 0.54골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과 비교했을 때 개인과 리그 모두 득점이 크게 뒤진다. 물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빅리그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흔히 수준이 더 낮다고 생각하는 일본 J리그도 경기당 2.57골로 K리그(2.27골)보다 많다. 득점 1위인 우사미 다카시(감바 오사카)는 평균 0.71골(10골/14경기)을 넣고 있다.
▷K리그의 빈곤한 득점력이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리지는 않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게 프로축구연맹의 시각이다. 연맹 관계자는 “공격축구가 곧바로 골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많은 구단 감독들이 ‘공격축구’를 지향하면서 박진감 넘치고 치열한 경기가 많아졌다. 팬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다르면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현재 K리그는 전북을 빼곤 하향 평준화됐다. 이전 같은 투자가 없어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득점력이 높은 선수를 보유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K리그가 체질 개선 과정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연고지 밀착형’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해 지금보다 수익을 내면 득점력 빈곤은 차츰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 역대 득점왕 가운데 평균 득점이 가장 많았던 선수는 2011년 서울의 데얀(베이징 궈안)이었다. 그는 30경기에서 24골을 넣어 0.8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득점왕 산토스(수원·14골/35경기·평균 0.4골)의 두 배였다. 아무리 공방이 뜨거워도 0-0 무승부는 재미있다고 보기 어렵다. 경기당 0.5골 안팎을 기록한 선수가 득점왕이 된다는 것도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하다. K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이라는 ‘꿈의 기록’을 달성할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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