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좋아하는 의사들이 만든 아마추어 축구단 ‘FC 메디컬’ 고문인 안용진 원장(57)은 ‘축구선수’로 불릴 정도로 축구에 빠져 산다. 안 원장은 초등학교 때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2006년부터는 국내 의사들과 함께 ‘의사월드컵’에도 출전하고 있다.
N 안데르센과 B 월드는 1992년 ‘부모와 친구들이 청소년기 아이들의 신체활동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유럽 10개국 4만 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도 스포츠를 계속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류태호 고려대 교수(체육교육학)는 “스포츠산업이 발전하려면 스포츠 소비자를 많이 양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학생들의 체력을 기르고 학생들이 건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스포츠를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국 학교스포츠클럽 리그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학교스포츠클럽 전국대회에는 초중고교 1573개 팀에서 1만9000여 명이 출전했다. 10월부터 두 달 동안 축구 농구 배구 등 19개 종목의 결승리그가 전국에서 열렸다. 3월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 리그에는 19만4000여 개 팀 42만여 명이 참가했다. 2013년보다 참가자가 10만 명이 늘었지만 참여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626만 명의 초중고교생 중 7% 정도만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게임 등에 스포츠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중고교와 대학을 다닌 김원섭 2015프레지던츠컵 총괄기획 담당은 “미국이 스포츠 강국인 가장 큰 이유는 모든 국민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기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방과후 동아리나 클럽을 통한 스포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스포츠 팀에서 활동한 경력은 상급 학교 진학 때 중요한 평가자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를 통해 리더십과 협동심, 희생정신, 철저한 시간관리 등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윤양수 문체부 스포츠산업과 과장은 “스포츠산업 정책의 핵심은 스포츠 소비자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활성화시켜 스포츠 참여자와 프로 스포츠 관람자를 많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서 탁구를 즐기고 늘품건강체조를 배운 뒤 “학생들의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의료비와 복지비를 낮추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즐기는 선순환적인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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