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출전경기수-득점-팀공헌도서… 합격한 대부분의 선수보다 앞서
상무 “체력 점수때문… 심사는 공정” vs LG선 “체력 문제 있다니 이해 안돼”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지난달 선발한 농구 병사 합격자에서 LG의 유병훈(26·사진)이 빠져 논란이 되고 있다.
유병훈은 최근 정규리그 3시즌 동안 14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19분 23초를 뛰었다. 반면 유병훈과 같은 포지션의 가드로 합격한 A 선수는 104경기에서 평균 15분 01초를 뛰었고, B 선수는 118경기에서 평균 16분 31초를 뛰었다. 역시 가드 포지션의 C 선수와 D 선수는 각각 121경기에서 평균 14분 17초, 123경기에서 17분 09초를 뛰었다. 상무는 이번 선발에서 가드와 포워드를 구분하지 않고 뽑았는데 포워드 합격자 중 E 선수는 2014∼2015시즌 입단해 56경기에서 평균 6분 01초를 뛰었다. 나머지 선수 3명도 출전 경기 수나 평균 출전 시간에서 유병훈에 미치지 못했다.
득점에서도 유병훈은 3시즌 동안 연평균 4.39∼5.69를 기록했다. 도움은 2.2∼3.5개였다. 합격한 가드 4명, 포워드 4명과 비교하면 포워드 포지션의 F 선수에게만 평균 득점에서 뒤졌다. 대표 선수 경력에서도 유병훈은 2008년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를 지낸 반면 합격 선수 중에서는 대표 경력이 없는 선수도 있었다. 상무의 선수 선발 배점은 경기 전적 60점, 체력 15점, 대표 경력 20점, 잠재력 5점으로 총 100점이다.
이 때문에 최종 선발 결과가 공개된 이후 경기 전적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농구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상무 관계자는 “경기 출전 수로 전적을 평가했다. 지원자들의 점수 차가 거의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병훈의 소속 팀인 LG는 “경기 전적 외 다른 배점 항목도 있기 때문에 유병훈이 떨어질 소지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경기 전적 심사에서 오로지 경기 출전 횟수만 반영됐을 뿐 출전 시간이나 경기 기록, 포지션별 팀 공헌도 등의 가중치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상무는 체력 점수가 가장 큰 변수가 됐다고 설명했다. 상무 관계자는 “선수들의 체력 점수가 비슷할 것이라는 건 오산이다. 기초체력과 순발력, 근력 등에서 선수들 간의 차이가 클 수 있고 이 점수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LG는 “3시즌 동안 140경기에서 평균 20분 가까이를 소화한 선수가 단 하루의 신체검사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큰 체력 문제를 노출했다는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유병훈과 함께 체력 측정 검사를 받은 선수들도 “병훈이가 정상적으로 어려움 없이 체력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병훈이 지난 시즌 직전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징계를 받은 것과 발목 등의 문신으로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추측도 있다. 하지만 유병훈과 함께 징계를 받았던 김현수(kt)는 이번에 합격했다. 또 문신은 군 징병 검사 규정상 몸 전체에 걸친 경우가 아니라면 상무 지원 자격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상무 관계자도 “징계나 문신은 심사 기준 배점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로팀에서 뛰고 있는 K 선수 역시 “이전에 상무를 거쳐 간 선수들 대부분에게 문신이 있다. 가족이나 종교를 의미하는 단순한 문신이기 때문에 당락을 좌우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무는 모든 심사가 부대 선수 선발관과 검증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심사 과정에 감독의 관여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LG는 “감독 없이 비전문가가 선수를 선발하는 건 객관적이지 못하다”며 “유병훈의 선발 여부를 떠나 이런 심사라면 다음 선발 때도 반드시 잡음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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