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신화
양궁 女단체 기보배 장혜진 최미선 올림픽 8연패… “부담감이 가장 큰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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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9연패에 도전해야 하는 후배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기보배(28·광주광역시청)는 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러시아를 세트 점수 5-1(59-49, 55-51, 51-51)로 꺾고 대회 8연패를 달성한 뒤 2020년 도쿄 올림픽 얘기를 꺼냈다. 엄청난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할 후배들이 걱정된다는 뜻이었다. 선배들이 쌓아 놓은 한국 양궁의 위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기보배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7연패를 할 때도 여자 대표팀이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의 기보배와 장혜진(29·LH), 최미선(20·광주여대)이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고 올림픽 8연패를 이뤄냈다. 미국이 남자 육상 400m 계주와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에서, 케냐가 남자 육상 3000m 장애물에서 8연패를 한 적이 있다.
친구 사이, 대학 선후배 사이이기도 한 셋은 올림픽을 앞둔 훈련 기간에 “우리 손에 활이 있다. 과녁은 항상 같은 거리에 있다. 그리고 경쟁 상대는 늘 우리가 이겨 왔던 선수들이다”라는 주문으로 부담감을 떨쳐내려고 애썼다.
기보배와 장혜진은 고교 때부터 전국 대회에서 얼굴을 익힌 친구 사이다. 나이는 장혜진이 한 살 더 많지만 2월생인 기보배와 같은 해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기보배와 최미선은 광주여대 초등특수교육과 동문이다. 06학번인 기보배가 15학번인 최미선의 9년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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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은 “무지갯빛 솜사탕 같은 맛”이라는 말로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소감을 말했다. 장혜진은 4년 전 3명을 뽑는 런던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4등을 해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는 쓴맛을 봤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는 4위와 종합배점 0.89점 차로 3위를 해 리우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장혜진은 늦깎이 국가대표다. 최미선이 고교 1학년 때 단 태극마크를 장혜진은 대학 4학년 때 처음 달았다.
주장인 장혜진은 긴장의 연속인 훈련 기간에 재미있는 몸동작과 우스갯소리로 동료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했다. 대표팀 동료들끼리 노래방에 가면 마이크를 잘 놓지 않을 만큼 쾌활한 성격이다. 단체전에서 1번 슈터로 나선 장혜진은 “바람이 많이 불어 부담이 됐지만 미선이와 보배를 믿고 자신감 있게 쐈다”고 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여자 대표팀은 앞 선수가 8점 이하를 기록하면 10점을 쏴 분위기를 돌려놓는 팀워크를 보여줬다.
세계 랭킹 1위인 대표팀 막내 최미선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아직 배가 고프다”라는 말로 개인전까지 2관왕에 대한 욕심을 당차게 밝혔다. 최미선은 2012년에 처음 국가대표가 됐다. 하지만 8명의 국가대표 중 1진(3명)에 포함돼야 나갈 수 있는 메이저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체력이 약해 장기전인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 1진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미선은 꾸준한 근력 운동으로 힘을 키워 좁은 1진의 문을 뚫었다.
막내지만 세 선수 중 담력이 가장 세다는 평가를 받는 최미선은 문형철 양궁 국가대표 총감독으로부터 “올림픽도 전국체전처럼 무심하게 치를 아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활을 잘 쐈을 때나 못 쐈을 때나 표정에 변화가 없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돌부처’란 별명이 붙었다.
런던 올림픽 2관왕(개인전, 단체전)으로 여자 양궁 사상 첫 개인전 2연패를 노리는 기보배를 포함한 여자 대표 선수들은 12일 금메달이 나오는 개인전에서는 경쟁 상대로 나선다. 기보배는 “누가 금메달을 따든 우리 셋이 금, 은, 동메달을 다 땄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세 선수는 이번 올림픽 개인전에서 ‘나를 응원해 주면 좋을 것 같은 연예인’으로 약속이나 한 듯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 대위로 나왔던 송중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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