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국야구 진출 앞둔 장충고 최원제

  • 입력 2007년 6월 30일 10시 27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러브콜을 받고있는 초고교급 스타 최원제(18. 장충고)는 일단 체격이 좋았다. 한 눈에 봐도 힘 하나는 좋게 생겼다. 그러나 최원제를 지켜본 프로팀 스카우터들은 그가 매우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고 평가한다.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이 임박한 지금, 최원제는 다소 들떠 있는듯 했다. "미네소타 구단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꿈을 꾸는 줄 알았습니다."

대다수의 고교야구 스타들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지만 안정적인 인생을 위해 한국프로야구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해외파 선수들의 국내복귀 문턱이 한시적으로 사라지면서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정영일이 LA 에인절스에 입단했고 올해 고교 좌완투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신일고의 이대은은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다.

최원제 역시 다시 불고 있는 '미국행 러시'의 중심이 서 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은 최원제에게 어려서부터의 한결같은 소망이었다.

지난 29일 제 6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세광고와의 16강전을 위해 동대문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최원제를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스포츠동아 : 서울연고의 두산과 LG로 부터 올해 1차 지명을 받지 못했다. (두산은 성남고의 진야곱, LG는 서울고의 이형종을 각각 지명했다.) 자존심이 상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닌가?

최원제 : 그렇지 않다. 내 꿈은 처음부터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그래서 모 팀에서 1차 지명 제안을 했지만 이를 거절했다.

스포츠동아 : 미네소타 구단과는 합의를 했나?

최원제 : 아직 결정된 건 없다. 그쪽에서 계약금으로 30만 달러를 제시했다. 일단 이번 황금사자기가 끝나고 7월 중에 미네소타 측과 만날 예정이다.

스포츠동아 : 지난 대통령배대회에서 미네소타 구단 관계자들을 처음 만난 것으로 알고있다. 당시에 그쪽으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들었나?

최원제 : 나에게 관심이 있으며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 받았다.

스포츠동아 : 그때 기분이 어땠나?

최원제 : 정말 꿈을 꾸는듯 했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모든 야구 선수들의 희망 아닌가.

스포츠동아 : 미네소타에서는 투수보다 타자로 최원제 선수를 영입하려 하는데.

최원제 : 내가 145km 정도의 구속을 갖고있다. 미네소타 극동지역 스카우터인 김태민씨에 따르면 미국 마이너리그에는 그 정도 구속을 가진 투수가 정말 많다고 한다. 내 구위가 그쪽 동네에서는 크게 뛰어나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타자로서는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해 줬다.

스포츠동아 : 개인적으로는 투수와 타자 중 어느쪽을 더 선호하나?

최원제 : 팀이 원하면 어느 포지션이든 소화할 것이다. 나 역시 크게 개의치 않는다.

스포츠동아 : 타자로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최원제 : 파워는 정말 자신있다. 베이스러닝이 다소 부족한 것 같다.

스포츠동아 : 파워를 강조하는데 정교함은?

최원제 : 글쎄. 파워에 비해 정교함은 떨어지는 것 같다.

스포츠동아 : 그렇다면 투수로서 자신의 장단점은?

최원제 : 종속(볼끝)이 좋다. 현재 직구 외에 투심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던지는데 변화구를 좀 더 익혀야 한다.

스포츠동아 : 존경하는 선수가 누구인가?

최원제 : 일본에서 뛰는 한신타이거스의 마무리 후지가와를 존경한다.

스포츠동아 : 입단이 유력시 되는 미네소타 팀내에 좋아하는 선수는?

최원제 : 지난 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저스틴 모어노를 좋아한다. 모어노도 처음에는 무명이었지만 실력으로 현재의 위치에 섰다. 그를 닮고싶다.

스포츠동아 : 미네소타 트윈스라는 팀에 대해 평소에 어떻게 생각했나?

최원제 : 미네소타는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지 않고 신인 선수들을 밑바닥에서 부터 키우는 팀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이 마음에 든다.

스포츠동아 :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부진하다. 일부는 한국으로 유턴했다. 메이저리그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인데 걱정이 되지는 않나?

최원제 : 한국 선수들 모두 미국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그들이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욕먹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좋지 않다 해도 거기서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보여주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동아 : 부모님이나 장충고 유영준 감독이 미국 진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최원제 :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으신다. 최종 선택은 나의 몫이다.

스포츠동아 : 미국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최원제 : 일단 경험을 많이 쌓겠다. 그리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스포츠동아 : 목표는?

최원제 : 다른 건 아직 생두번째 출전한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현재 목표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사진=신혁석 스포츠동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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