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5월이면 대전시민회관이나 서대전공원에서는 근로자 무료합동결혼식이 열린다.
올해에도 지난달 30일 시민회관에서 23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그 중에는 장애인인 최형규 남미희씨 부부와 유영호 최명숙씨 부부도 있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경제적 여유나 가정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사실혼관계에 있는 근로자들. 이 결혼식을 성사시킨 대전가정복지선양회 申齊澈(신제철·54)씨는 이들의 여행길을 먼 발치에서 흐뭇하게 지켜봤다.
대전에서 인권운동을 오랫동안 펼쳐왔던 그는 「올바른 가정이 곧 올바른 사회를 구현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88년부터 무료합동결혼식을 주선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두 2백59쌍이 신씨의 도움으로 결혼식을 치렀다.
그는 『그 많은 경비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질문에 『처음 행사때에는 5∼6백만원을 혼자 부담했으나 최근에는 행사취지를 아는 독지가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이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면 내 할일을 다한 것』이라며 『결혼식뿐만 아니라 노인이나 모자가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7일 오후 대전 중구 대흥동 그의 사무실에는 신혼여행을 잘 다녀왔다는 전화가 잇따라 걸려왔다. 그 중에는 신씨를 『시아버지 친정아버지』라고 부르는 늦깎이결혼 부부도 있었다.
〈대전〓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