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예술의전당’ 설계한 한국 대표 건축가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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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을 설계한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장·사진)가 12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은 함경남도 안변(현 북한 지역 강원 안변군)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 건축 1세대의 두 거인으로 꼽히는 김중업 씨(1922∼1988)와 김수근 씨(1931∼1986) 설계사무소에서 차례로 실무 경험을 쌓았다.

1984년 예술의전당 국제지명설계공모에서 스승 김수근 씨를 누르고 설계자로 선정됐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콘서트홀과 서예관이 1차로 개관한 1988년 2월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서울 여의도와 한강 둔치 계획안을 구상하고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설계한 뒤 2000년에는 제7회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커미셔너를 맡았다. 2008년에 성신여대 미아운정그린캠퍼스를 설계하고 2013∼2015년 대통령 소속 제3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경기 안산시 한샘공장 설계로 1992년 제1회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으며 1994년 보관문화훈장도 받았다.

대표작인 예술의전당 설계에 대해 고인은 “답답한 일본식 공연장을 모방하지 않고 한국인의 취향에 어울리는 공연장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공연 또는 전시 관람이라는 1차적 목표 외에 그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연출한 건축가는 내가 유일했다”고 자평한 적이 있다. 고인과 30여 회 인터뷰해 2014년 대담집 ‘도시를 그리는 건축가’를 펴낸 변호사 오효림 씨는 “변명할 줄 모르는 성격이었다. 그는 한양 도시계획을 구상한 조선의 정도전이나 르네상스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역사 속 위인들을 경쟁자로 여길 만큼 생각의 스케일이 컸다”고 평했다.

말년에는 중국 취푸 신도시, 아제르바이잔 신행정수도, 쿠웨이트 자하라 신도시 등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에 몰두했다. 2002, 2005년 두 차례 식도암 수술을 받은 후 투병해왔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동생이며 유족으로는 영재 씨(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실장), 국희 혜원 영나 씨 등 1남 3녀와 사위 박창근(강원대 도시건축공학부 교수) 노영진(영진본 정형외과 원장) 육종윤(KT 차장)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7시. 02-2072-2091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예술의 전당#김석철#명지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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