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작가 최재종 경원대 교수(62)는 “글쎄요”라며 웃는다. 육순이 넘은 화가가 여체를 엿보는 느낌만으로 그리겠느냐며.
18∼29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갤러리 우덕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는 나부(裸婦)들의 환무(幻舞)시리즈다. 30여점이 선보이는데 이 가운데는 폭 11m짜리 대작도 있다.
전시작이 일반 누드화와 다른 몇가지. 서양화에 흔한 인체의 볼륨을 무시했고 개체보다 군상을 그렸다. 선의 굵기와 강약을 통해 여인들의 서로 다른 사연을 담은 의도도 이색적. 사연만큼이나 서로 다른 포즈는 해학적 운치마저 풍긴다. 둥근 여백은 종교적 삶이나 인생에 대한 주제 의식.
우리 고유의 채색기법과 필묵으로 화선지에 누드를 그린 것도 흔하지 않은 작업. 90년부터 누드에 몰입한 최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함께 누드를 그리면서 몸의 리얼리티에 반했다”고. 02―3449―6072.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