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변호사가 배심에 ‘출두’했다. 판사출신의 김변호사와 검사출신의 최변호사는 서울대법대 선후배. 평결은 9대1로 주니어의 일방적 우세.
그러나 배심원들은 한결같이 “둘 다 맞는 말인데 꼭 한쪽 손을 들어주어야 하느냐”며 난색. 이혼은 말만큼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 이선애씨는 “이혼도 결혼처럼 엄연한 선택이다. 주부에게 이혼이 불리하고 처절할지라도 인격적 대우를 못받느니 비상구를 택하는 게 낫다”는 의견. 결혼 6년째인 이씨는 그러나 속으론 ‘이 웬수’하면서도 “확 갈라지자!”는 소리 한번 못해봤다고. 이혜승씨는 “억지로 사는 것이 아이에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피력. 결혼 3개월째인 이상은씨는 “결혼도 파기될 수 있는 계약”이라고 주장. 평소 가정의 화목을 최고 덕목으로 삼는다는 이영훈씨도 “이혼의 아픔 보다 큰 행복이 기다린다면 과감히 결혼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유일하게 시니어 손을 들어준 강동식씨. “일단 이혼하고 나면 다시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마저 잃는 것 아니냐. 부부싸움은 정말 칼로 물베기”라며 “그저 ‘내가 손해보는 게 최고’라는 자기최면을 걸라”고 결혼 4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호소.
〈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