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 배심원평결/취재를 하며]공론화시킨 용기에 박수

  • 입력 1998년 4월 22일 19시 45분


“남편의 룸살롱 출입 문제입니다”라고 말을 꺼내자마자 배심원들의 예외없는 첫마디,‘아유! 맞아’. 그만큼 비일비재인 일이면서도 ‘감히’ 공론화하지 못했던 문제를 ‘시민법정’으로 끌고 나온 정경태씨 부부에게 많은 배심원들은 “용감한 시민상을 줘야 한다”는 반응.

결과는 6대4. 가까스로 미즈우세. 주부인 임금숙 김영미 박미혜씨는 “은밀한 장소에서 성사되는 인간관계가 과연 얼마나 의미있는 것이겠느냐”며 일축. 특히 김영미씨는 “꼭 여자가 있는 곳이 필요하다면 똑같은 ‘여자’가 있는 우리집은 어떠냐”는 대안(?)을 제시. 미혼인 조현선씨는 “남자의 매력은 자제력에 있다”며 “남성의 룸살롱 출입이 괜찮다면 여성의 호스트바 출입도 괜찮은 것이냐”고 강력히 반문. 반면 미즈배심원 중 유일하게 미스터의 손을 들어준 교사 박상정씨는 “문제지만 어느 정도 포기도 필요하다”는 현실론.

이밖에 “아내에게 ‘자수’만 한다면 이해해 줄 것”이라는 서재일씨의 이실직고론, “여성이 아무리 반대해도 남자들은 끝끝내 몰래 갈 것”이란 강용수씨의 ‘역사의 거대물결’ 운운에 “지난 주 미즈편을 들었더니 아내의 서비스가 좋아져 이번에도…”라는 신기창씨의 일석이조론도.

〈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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