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 배심원평결/취재를 하며]미스터쪽, 남편에 몰표

  • 입력 1998년 10월 14일 19시 28분


‘남편의 건망증은 무죄?’

미스터배심원의 몰표로 남편 우세 평결이 나왔다. 남자 배심원들은 하나같이 ‘남편이 남자친구와 같을 수는 없다’며 아내의 이해를 구하는 입장. “바쁜 일에 치이다 보면 알고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건망증 환자가 될 수 밖에 없다.”(강원준씨) “나도 아직까지는 ‘안 챙기는 것〓죽음’이므로 긴장해 살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는 없을 것.”(박종혁씨)

임종헌씨는 “잊어버릴 것 같으면 아침에 아내에게 손바닥에 써달라고 한다”며 건망증퇴치 아이디어를 제시. 미즈배심원중 연장자인 김강혜 양영인씨는 “증상이 빨리 온 것 뿐이다. 어쩌랴. 남편이란 다 그런 것을…”이라며 남편에게 한표씩.

하지만 미즈배심원 3명은 남편의 뻔뻔스러움을 성토. 미혼인 장경자씨는 “결혼 후 남편이 생일을 잊는 순간 ‘그야말로 끝장’”이라고 엄포. “일하는 아내건 살림하는 아내건 안 바쁜 여자가 있는 줄 아느냐. 단지 잊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건망증 남편의 자기합리화를 용서해선 안된다.”(한연씨) “아내를 ‘잔소리꾼’으로 만드는 남편들은 각성해야 한다.”(손수진씨)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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