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鎔宰기자」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신년들어 끼리끼리 모이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신년목표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면 계획을 실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LG상사의 L부장(43)은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의 한 외국어 학원에 등록하러 갔다가 넥타이부대에 점령당한 강의실 풍경에 질려 그냥 돌아왔다. 수강생의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사원이라는 점도 그를 위축시켰다.
L부장은 『이 나이에 공부가 되겠느냐』며 포기했지만 『앞으로도 회사에서 치르는 토익 시험은 빠지지 말고 보라』는 직속상사의 지시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송년회 자리에 모인 L부장 동기들은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동기 한 명이 『젊은애들 하고 같이 공부하기도 힘든데 외국인 강사를 데려다 우리끼리 공부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의기투합한 동기 3명이 한국에 유학온 미국인 학생을 초빙, 올해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공부하기로 했다. 일단은 승진기준인 토익 6백점이 목표.
국회의원 비서로 일하고 있는 K씨(28·여)는 대학동기 3명과 한달에 두번씩 모여 「문화」를 공부하기로 했다. 친목 도모와 함께 90년대의 화두로 등장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자는 일거양득의 전략.
은행원 H씨(30)의 올해 계획은 1월에 받는 적금 2천만원을 5천만원으로 불리는 것. 직장동료 4명과 함께 1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2천만원으로 주식투자하는 것보다는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고 종목선택에 융통성이 생겨 덜 위험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