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업무는 지하상가를 포함한 본점 빌딩관리. 그 후 5년동안 총무팀 관재팀 등 ‘찬밥부서’에 소속돼 ‘잘해야 중간간다’는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
은행창립기념일 행사를 위한 노사협의회가 열렸고 큰 행사 때마다 비싼 돈 들여 초빙한 개그맨 사회자들이 별로 재미없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바로 이때다!” 홍대리는 인사부장을 찾았다.
고교와 대학시절의 음악그룹 리더, 응원단장 경력을 내세워 전 행원모임의 사회를 맡기로 승낙받아 한달간 행사준비에 몰두했다.
대학 후배로 구성된 영계(?)밴드를 동원했다. 홍대리는 사회를 보며 피아노를 쳤고 플루트도 불어댔고…. 노조위원장과 은행장 부부를 무대 위로 불러내 블루스도 추게했다(파트너를 서로 바꿔서). 여직원들은 ‘오빠’하며 무대 위로 몰려와 홍대리에게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그로부터 3년여 동안 은행내 큰 행사는 모두 ‘홍과장’이 주관해 치러냈다. 지난해 초 국제금융연수를 겸한 런던지점 파견자로 은행장은 ‘홍과장’을 지명했다. “행원의 사기앙양에 기여한 것으로 말하면 ‘홍과장’이 우리보다 나은 것 같소.” 임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금년 봄 귀국하면 ‘홍과장’은 IMF시대의 ‘총아부서’인 국제금융부에 근무하게 된다. 장점을 살려 조직 내에서 강하게 발휘하는 것이 생존과 승진의 지름길이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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