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급 팀장을 포함해 모두 5명이다. 고급 실무영어에 능통하고 국내 외환관리법 및 각종 규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베테랑들. 외국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경우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손님’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호차장(부팀장)의 하루. 오전에 우리나라로 진출하려는 제약업체의 국내 대리인인 변호사와 실무상담 통화. 이어 천안공단내 부지를 사려는 자동차부품업체 방문. 각종 법적 규제에 대한 설명 및 안내상담. 오후에는 독일의 자동차회사 BMW 서울지사와 반도체장비업체 FICO 서울지사 방문. 많을 때는 오후에 3곳을 들르기도 한다.
모든 팀원들이 김차장처럼 외국기업들의 헌팅에 바쁘다. 이 팀은 요즘 한 다국적기업이 요구하는 ‘딜러 파이낸싱’을 놓고 고민중이다. 딜러 파이낸싱은 일종의 도매금융으로 이 회사의 물품을 판매하는 국내도매상에게 물품인수대금을 융자해주고 물건을 팔 때마다 회수하는 제도로 아직 국내에는 생소하다. 법적인 문제 등을 놓고 계속 협의.
이 팀은 금융개방압력이 한창이던 95년 2월 국내에 처음 창설됐다. 자본자유화 시대에 외국기업도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존전략의 하나였다. 현재 이 팀이 관리하는 외국기업은 1백50여곳.
기존 금융거래선 관리도 어렵지만 새 고객을 발굴하는 것도 주요 임무. 국내에 진출했지만 아직 금융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 1천4백여 기업이 공략대상.
초기에는 외국기업이 공장설립에 치중하다가 점차 유통서비스 부문으로 옮기더니 IMF사태를 전후해 기업인수합병(M&A)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게 이들의 설명. 때문에 이 팀은 M&A에도 관여하고 있다.
김동수팀장은 “외국기업을 상대로 한 거래는 은행만 일방적으로 유리해서는 오래 갈 수 없다”며 “적정한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그게 노하우”라고 말한다. 또 다국적기업은 한번 진출하면 적자가 계속돼도 시장 잠재력만 있으면 철수하지 않는 특성이 있어 꾸준한 공략이 필요하다고. 최근에는 국내 진출을 시도하는 네덜란드의 한 다국적기업에 설명회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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