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클리닉]김원규/사람의 가치 인정해주면 조직산다

  • 입력 1998년 8월 23일 20시 06분


“미스전, 볼펜 하나 가져와!” “둘 중에 하나 고르시죠.” 미스전은 볼펜 두개를 구차장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걸로 쓰지.고마워.”

“탁과장! 이쪽을 쓰시오. 그게 좋을 거야.” 구차장은 방금 집어든 볼펜으로 책상 위에 놓인 이력서 두장 중에 한쪽을 두드리면서 말했다.

“신입사원은 좀 곤란한데요.” “그럼 누구를 쓰겠다는 말이오?” “미스전을 저희 팀으로 보내 주시지요.” “우리 인사팀이 요새 불난집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잘 알 텐데 미스전을 빼내주고 날 보고 신입사원을 부려 먹으란 얘기요?” “뭐니뭐니해도 영업이 잘 돼야 회사가 잘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기는 그렇지.본인 얘기도 들어봐야 하고…. 생각해 봅시다.”

탁과장이 돌아가고 난 뒤 구차장은 미스전을 불러 “영업팀에 가서 일해보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그만두라는 말이 아닌 것만해도 고맙죠. 하지만 전 이달말까지 사직서를 제출하겠습니다. 결혼준비도 해야겠고, 볼펜을 골라쓰듯 사원들을 ‘쓰는’ 차장님의 생각을 따르고 싶지 않습니다.”

사내에서 인사 관련 대화를 할 때 누구누구를 ‘쓴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가 인정될 때 신바람나게 일하고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조직에 기여한다. 사람을 부리고(使), 쓰는(用)시대는 지났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PSA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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