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저미는 망향의 한. 그리고 “감히 이런 도예를 알겠느냐”는 자부심. 그 말못할 심회(心懷)가 ‘히바카리’에 오롯이 담겨 있는 셈이다.그래서 차라리 소박하게만 꾸몄을까.
아무런 문양도 없고 안정된 허리선이 단아한 곡선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조선의 사발과 닮은 이 그릇은 그 어떤 기예보다 조선 도공의 강인한 민족혼을 웅변하고 있다. 심수관씨도 전시장에서 “이 작품은 초대 심당길의 눈물과 땀이 배인 망건과 함께 심가의 보물”이라며 첫손가락에 꼽는다.
전시는 동아일보사 광화문 사옥 일민미술관. 8월10일까지. 02―721―7772,7776
〈허 엽기자〉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