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국립박물관 조각전④/미론의 「원반던지는 사람」]

  • 입력 1998년 6월 24일 19시 18분


고대 그리스의 스포츠 제전은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뜻의 아고니즈(Agonize). 전쟁의 축소판 같았다.

교과서에도 실려 낯익은 ‘원반 던지는 사람’은 그처럼 사생결단의 각오로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긴장을 드러낸다.

팽팽한 상체의 근육과 원반을 움켜잡은 손, 땅에 박은듯한 발가락은 원반을 던지기 직전의 긴장을 고스란히 몸에 실었다.

또 절정의 순간으로 다가가는 인체 율동에 대한 해부학적 묘사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적감이 감돌기도 한다. 이는 인체의 각 부분이 자아내는 균형과 조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고전주의 예술의 특징.

청동으로 제작된 미론의 원작을 기원전 2세기경 로마시대 대리석으로 모작한 것. 미론은 아테네의 절정기였던 페리클레스 시대의 조각가로 당시 유력 인사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시는 예술의 전당 미술관. 02―580―1234.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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