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창]두 독신여성이 쓴 「단독비행」

  • 입력 1998년 9월 7일 19시 13분


여성이 갖고자 하는 모든 것, 여성이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은 단 하나의 통로로, 단 한가지 선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조그만 결혼 반지를 통해서….

윔블던 챔피언이든, 미스 아메리카든,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든,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지금 당장 무릎을 끓고 청혼해 오는 남자가 없다면 그 여자는 여자로서 자격이 없다….

과연 그런가. 여자는 단지 혼자이기 때문에 실패자로 분류되어야 하는가.여자가혼자된다는것이그렇게 큰‘재난(災難)’인가.

두 명의 독신여성, 캐롤 앤더슨과 수잔 스튜어트가 쓴 ‘단독비행(Flying Solo)’. 이 책은 그같은 사회적 편견과 문화적 미신을 한 마디로 자른다.

‘남자 없는 여자는 단지, 자전거 없는 물고기와 같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통념을 거슬러 사는 여성들, 40∼50대 독신여성들의 삶을 꼼꼼이 짚으면서 ‘여자는 서른이 넘으면 혼자서 행복할 수 없다’는 믿음에 생생한 반증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혼자서 성인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내는 것도 여성에게 하나의 긍정적인, 적극적인 ‘대안(代案)’일 수 있음을 내비친다. 이 책은 혼자가 아닌 여성에게도 도움말을 곁들인다. 혼자 있다는 것이 반드시 불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때, 결혼한 여성들도 평생을 건 헌신에서부터 ‘지금 당장 누가 쓰레기를 버려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좀 더 나은 위치에서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마지막 충고 한 마디.

‘비상하려는 충동을 느낄 때는, 절대로 포복하라는 데 동의하지 말라….’

또 하나의 문화. 엄영래 옮김. 9,700원. 391쪽.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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