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산책]「화첩기행」등 무게있는 책 선풍

  • 입력 1999년 2월 8일 19시 32분


서점가에 30, 40대 남성독자들이 돌아오고 있다.깊이 있게 우리 시대의 삶과 예술을 짚은 인문 예술 사회과학 서적이 드물게 힘을 받고 있는 것.

이들 책들은 한동안 가벼운 비소설류와 ‘선이 가는’ 소설류에 치여 심한 무력감을 보여왔다.

작년 11월말 나온 앤서니 기든스의 ‘제3의 길’(생각의나무)은 두 달 가까이 종합순위 정상권을 질주하고 있고 김병종 서울대 미대교수의 ‘화첩기행’(효형출판)은 출간되자마자 종합순위 상위권에 뛰어올랐다(교보문고 집계).

오랫동안 문학의 회화화, 회화의 문학화를 도모해온 김교수의 뜨거운 열정과 땀이 배어있는 노작 ‘화첩기행’. 이 책은 시대의 그늘과 찬바람 속에 스러져간 우리의 숱한 예인들, 침묵의 돌 속에서 풍화해버린 그들의 예술혼을 형형하게 되살린다. 책은 저자 자신의 ‘또 다른 예술가의 초상’으로 읽힌다.

‘역사의 언덕’에 기대, 다가오는 천년의 좌표를 그리는 ‘굿모닝 밀레니엄’(민음사)과 최근 정년퇴직한 강만길 전고려대교수의 ‘20세기 우리역사’(창작과비평사)도 인문분야에서 정상을 다투고 있다.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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