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은 ‘모른다’가 정확하다. 잭슨의 서울공연 ‘대행’을 맡고 있는 제일기획이 공연일자 장소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갖겠다던 잭슨의 북한어린이 돕기 공연이 아무런 해명없이 마냥 열리지 않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 일부 언론에 ‘잭슨의 사기설’이 보도되자 제일기획은 “잭슨이 독일의 프로모터마르셀아브라함과 공연 계약을맺었으며잠정적으로 합의된공연일자는5월5일”이라는 보도자료를언론사에 보내왔다.
그러나 이 날짜도 제일기획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당초 장소와 시간, 내용 등 공연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잭슨측이 결정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런티 5만달러가 넘는 외국가수의 공연을 불허하는 정부방침에 아랑곳하지 않은채 지난해 ‘제작비 지원’의 명목으로 2백70만달러라는 거액에 잭슨측과 계약을 맺은 제일기획의 위치는 무엇일까.
“광고주(마이클 잭슨)와 대행사(제일기획)의 관계로 보면 됩니다. 광고주 요구에 따라 국내 공연의진행을 원할하게 하는 게 우리 일이죠. 96년 서울공연때 태원예능측이 주최사로 참여했던 것과는 입장이 다른 셈입니다.”
제일기획의 이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 회사는 잭슨 공연의 편의를 제공하는 ‘고생’을 하기 위해 거액을 지불한 것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공연이 무산돼 이 가운데 2백만달러를 이미 돌려 받았다며 “빠르면 1월말경 공연협의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나머지 액수에 대한 문제는 생각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행사든 주최사든,당초 공연계획을 요란하게 발표했던 양측은 공연 연기와 관련해서는 수많은 팬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공식적 해명도 하지 않았다. 특히 제일기획은 팝스타의 공연 유치에 목을 매고 저자세로 ‘불평등계약’을 맺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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