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에인 상처가
쑤시고 아려 흘리는
수액에 취한 딱정벌레여
잎새에 달빛 환한 밤
잎새에 맺힌 이슬 마시고
달을 향해 달빛을 타고
후여 후련히 날아오르라
무릇 참나무로 태어나
비탈에 서 있는 자
상처 입지 않고 말끔하게
살아갈 수 없거니
쑤시던 자리가 가려우니
이제 아무는 것인가
더 이상 덧나지 않고
아물 수는 있는 것인가
후여 후련히 날아오르라
상처에 기생하는 딱정벌레여
날아오르다 날아오르다
황홀히 추락하여 영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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