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향기]신창호 「이른 봄」

  • 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01분


돌 바위 험한 산 오르는데

어렵게 벌써 태어나

여기까지 날아와 나를 만난

이른 봄 어린 나비

가뭄 타는 우수 경칩

꽃피기엔 아직도 인색한 햇볕

연한 날개 접고 쉬어 갈

풀잎 하나 없는 벼랑

가파른 산봉우리 우러러

젊은 미래는 능선 넘어가고

뒤처진 과거 머문 산 중턱

힐끗힐끗 힐쭉거리는 듯

이른 봄 노랑나비

내 모습 눈여겨보며 가네.

―시선집‘돌담이야기’(동학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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