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인생풀이]분노 폭발말고 유머로 자제를

  • 입력 1999년 2월 22일 19시 26분


▼문

3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평소에는 잘 견디다가도 어느 순간 화를 참지 못합니다. 한번 화가 나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감정조절이 잘 안됩니다. 남들 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욱하는 성질을 보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꼭 후회합니다.(경기 안산시에서 한 회사원)

▼답

위협을 받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화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분노는 정상적인 감정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표현과 절제가 중요합니다. 화나는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지 않고 계속 참으면 마치 압축계의 눈금이 올라가듯 어느 날 갑자기 폭발하게 되지요.

이런 사람들은 대개 일상생활의 작은 불운이나 실망에 대해 과민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참아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한 순간 자기가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넘으면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합니다. 그 스트레스는 자극적 소음이나 빛과 같은 물리적인 것에서부터 피로감이나 공복과 같은 신체적 상황, 인간관계의 작은 갈등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남보기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로 폭발하는 것처럼 보이고 자신이 느끼는 자괴감도 큽니다.

먼저 자신이 쉽게 폭발하는 상황을 알아두고 그런 상황에 도달하기 전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화가 나는 감정을 억압하면 고인 물이 썩듯 화난 감정이 대뇌에 작용해 판단력 장애를 가져옵니다.

감정적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다른 대처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런 때 유머가 감정을 절제하는 유익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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