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입니다. 어머니를 구박하고 학대하는 아버지가 싫습니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하고 자식들에게 무관심합니다. 아버지와 같이 있다가는 어느 순간 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집을 떠나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요즘은 아버지와 용모가 비슷하다든지 아버지를 연상시키는 사람들은 다 싫습니다.(서울 목동에서 한 대학생)
◇답
부모와의 불화만큼 괴로운 일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부모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 사람들은 놀라움과 공포심,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는 부모를 원망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죠. 따라서 그런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의 곁을 떠난 것은 잘한 일입니다.
아버지를 한 인간으로 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인간은 누구나 나약하고 약점이 많습니다. 때로는 실수하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또 상처를 받으면 괴로워합니다. 아버지 역시 자신의 실패와 상처에 고통받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한 인간이라는 점을 이해한다면 조금은 분노와 죄책감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상처에서 벗어나는 길은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용서의 마음이 없으면 분노가 사그라지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처해있는 입장에서 있는 그대로 그를 받아들이는 것이 용서입니다. 비록 내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지 못하고 아픔을 주더라도 그의 약점을 이해하는 것이 용서의 마음이고 화해의 길입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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