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인생풀이]「일중독」남편…「아이중독」아내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31분


◆ 문

결혼한 지 4년된 30대 초반의 남자입니다. 2년전 첫아이가 태어난 뒤 아내는 아이에게만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재프로그램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온갖 종류의 값비싼 책을 사들입니다. 내겐 조금도 신경을 쓰지않고 하루종일 아이에게 매달려 삽니다. 아내가 이 모양이니 집에 들어가기도 싫고 아이조차 싫어집니다.(대전 유성구에서 한 남편)

◆ 답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여성은 아이 양육에서도 항상 1등하기를 바랍니다. 요즘 일부 엄마들이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조기교육에 몰두하는 것은 아이를 잘키워 여자와 어머니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부부간의 친밀도를 살펴봐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것은 본능입니다. 특히 남편에게서 정서적 신체적 친밀감을 얻지 못하면 이런 욕구를 아이에게서 채우려 하지요. 남자가 ‘일중독증’에 빠지듯 여성은 ‘아이중독증’에 빠집니다. 그렇다고 바깥으로만 돌면 아내는 더욱 더 아이에게 집착하고 자신을 합리화시킵니다.

어렵지만 아내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보세요. 대화를 나눌 때는 상대방을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아내와 아이를 함께 키운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세요. 아이가 자라는 데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이 반반씩 필요합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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