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의 인생풀이]외로울땐 혼자 할일 찾기를

  • 입력 1999년 3월 24일 19시 03분


◆ 문

2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혼자 있으면 공허한 마음이 들어 못견디겠습니다. 그래서 자꾸 술이나 도박 등에 손을 댑니다.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혼자 있는 것이 싫어서 그럽니다. 필요할 때마다 제 기분을 맞춰줄 사람을 찾지만 쉽게 싫증이 나 걱정입니다.(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한 직장인)

◆ 답

인간은 정신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다른 사람과 개체화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이런 과정은 출생 후 4,5개월부터 시작해 사춘기 때 절정에 도달하죠. 이 시기에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자기 정체성을 깨닫고 인생의 목표를 확실히 세우게 되면 자긍심이 생깁니다. 그렇지 못하면 열등감이 심해지고 자꾸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혼자 있으면 불안해지므로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지요. 불안 강도가 높아지면 좌절을 견디는 힘도 약해집니다. 힘든 일이 생기면 손쉽게 알코올이나 약물, 도박이나 섹스에 몰입하죠.

혼자 극복하기보다 주위의 도움을 청하십시오. 외로울 때 전화하거나 만나주도록 요청하세요.

처음엔 힘들겠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배워보세요. 자신감이나 자긍심은 조금씩 자기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데서 생겨납니다. 술이나 도박을 하고 싶을 때는 운동 예술활동 봉사활동으로 관심을 돌려보십시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늘어나겠지요.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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