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2편이 개봉돼 흥행에 실패하긴 했지만 일본문화개방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상업적인 영화들이 들어오면 결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개방은 닫혔던 문이 열리는 거다. 문이 열렸으니 일본영화가 들어오는 것뿐 아니라 한국영화도 일본에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도쿄에 한국영화 배급을 위한 연락사무소 정도는 있어야 하고 한국영화를 무료로라도 자꾸 상영해 많이 보여줘야 한다. 맛을 봐야 맛을 알지.
▽남선경 실장(만화잡지 오즈 편집장)
일본 만화 개방으로 한국 만화가 초토화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이미 너무 열악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만화가들은 척박한 환경을 스스로 헤쳐나왔다. 정부가 일본만화 해적판을 없애고 심의, 규제를 완화해준다면 우리도 일본과 겨뤄볼 수 있을 만큼 발전했다. 흔히 애니메이션을 미래산업이라지만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는 출판만화를 원작으로 해야 생명력을 갖는 것이다. 균형잡힌 육성정책이 절실하다.
▽주철환(MBC PD)
동아일보의 기획은 일본 문화가 이렇다는 식의 총론이 아니라 장르별로 구체적으로 접근해서 도움이 됐다. 또 인물을 중심으로 양국 문화산업을 비교한 것도 흥미로웠다.
방송의 경우 좀 더 세분화된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그냥 다큐멘터리 전문PD가 아니라 어떤 동물을 잘 찍는 PD라는 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독립프로덕션의 활성화도 이뤄져야 한다. 일본 방송의 얄미울 정도로 꼼꼼한 제작 스타일은 배워야 하지만 창의력에서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최진실(영화배우겸 탤런트)
평소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규제와 제약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 왔다. 특정 집단이 소재가 되거나 이해관계가 상충되면 그 반발로 영화 제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중문화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상상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관대해져야 한다. 자본이나 인력 모두 부족한 상태에서 우리가 승부를 걸 수 있는 것은 결국 창조력 아닌가.
▽박진영(가수)
록과 재즈는 일본이 앞서지만 발라드와 리듬 앤 블루스는 우리의 경쟁력이 앞선다고 생각한다.
한때 팝음악이 유입되면서 가요가 다 죽는다고 했지만 오히려 우리가요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팝에 비하면 일본 음악은 그다지 무서운 상대가 아니다. 우리 가요의 문제는 점점 전문 연주자가 부족해지고 기술적 분야가 약하다는 점이다.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