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꿀타래'등 이색 거리 간식 선풍

  • 입력 1999년 11월 18일 18시 06분


길을 걷다 출출할 때, 또는 심심할 때 손이 가는 ‘길거리표 간식’들.

노점상들의 떡볶이 오뎅 순대같은 평범한 메뉴 틈에서 끝없는 연구 끝에 새로 개발된 신기한 먹을거리, ‘스트리트 푸드(Street Food)’가 행인들의 발길을 붙든다.

▼ 신기술-서비스 무장 ▼

젊은 감각과 독특한 전략, 나름대로의 첨단 테크놀로지로 승부하는 ‘일종의 벤처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요즘 서울 압구정동 명동 인사동 등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스트리트 푸드는 ‘꿀타래(10개 3000원)’.

꿀과 엿기름을 섞어 만든 덩어리를 옥수수전분 속에서 길게 늘여 실처럼 가느다랗게 뽑은 다음 땅콩 잣 호두 깨 등을 넣고 돌려만다. 중국의 한 호텔에서 이벤트로 보여주던 것을 국내업체가 성분연구 끝에 개발해 지난 여름 첫선을 보였다.

짜장면 면발 뽑듯 즉석에서 꿀덩어리를 가닥가닥 늘려 수천 가닥으로 만들어내는 솜씨에 행인들은 탄성을 지르며 자리를 뜰 줄 모른다.

▼ 맛-모양 달라야 인기 ▼

“평소 군것질은 잘 안하는데 만드는 법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스무개나 샀어요.”

이유진씨(26)는 “맛도 그다지 달지 않고 고소하다”고 말했다.

‘붕어빵’의 아류인 ‘황금잉어빵’(4개 1000원)은 독특한 이름과 맛으로 붕어빵의 아성을 위협한다.

붕어빵과 달리 머리부터 꼬리까지 단팥이 골고루 들어있고 바삭바삭한 것이 특징.

이향희씨(37)는 압구정동에서 황금잉어빵이 잘 팔린다는 정보를 입수, 한달 전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은 맛이건 모양이건 뭔가 달라야 먹는다”며 “소문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고 자랑했다.

복고바람을 타고 화려하게 부활한 추억의 군것질거리 ‘뽑기’도 최근엔 직접 해먹는 재미까지 곁들인 자판기상품으로 나왔다.

▼ '뽑기 자판기'도 등장 ▼

‘슈퍼달고나(200원)’라는 이름인데 손님이 직접 국자에 설탕을 받아다 전기코일에서 녹인 다음 소다를 넣고 부풀려 별 하트모양의 틀로 찍어내는 것.

먹을거리에 놀거리를 첨가한 것이 주효해 나온지 두달만에 서울 수도권지역의 초등학교앞과 아파트상가를 중심으로 300여대가 보급됐다.

기존의 간식 노점상들도 이에 질세라 살아남기 위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메뉴를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기 때문에 맛과 서비스 강화에 촛점을 둔다.

기존 메뉴에 한두가지를 보탠 +α전략도 흔하다. 김밥을 얇은 지단에 말아놓는다거나 계란빵 안에 계란 외에 양파 당근 등을 넣는 식.

▼ 기존 메뉴 변화바람 ▼

종로에서 계란빵(500원)과 닭꼬치(1000원)를 팔고 있는 김병수씨(40)는 조리사자격증을 딴 요리솜씨와 숯불바베큐식당을 했던 경험을 살려 ‘별미 닭꼬치’를 만든다.

물엿 계피 생강 겨자 등 12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 ‘비밀소스’로 남들과 차별화된 맛을 내는 것. 손님들이 닭꼬치를 먹는 사이사이 먹기 쉽게 꼬치를 잘라주는 서비스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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