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지는 점암면 성기리의 고찰 능가사. 산행은 마당바위를 지나 1봉부터 8봉까지 암릉종주를 마친 후 탑재를 거쳐 다시 능가사로 내려오는 코스다. 강산리에서 신선대를 거쳐 오를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1봉을 놓치게 되는 아쉬움이 있다.
산행의 기점이자 종점인 능가사는 조선초에만 해도 구례의 화엄사, 순천의 송광사, 해남의 대흥사와 함께 호남의 4대 사찰에 속했던 명찰. 그러나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돼 지금은 대웅전과 사천왕문, 종각 등만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이른 봄 만발하는 동백꽃, 입구에 버티고 선 느티나무가 고찰의 옛스러움을 지켜준다.
사찰 왼쪽의 비포장도로를 따라 개울을 건너면 경내에 안치하지 않은 부도 2기가 죽림 한가운데 쓸쓸히 서 있다. 왼쪽에 넓게 펼쳐진 맥주보리 재배단지는 나그네의 마음을 넉넉하게 채워준다. 갈림길에서 왼쪽 길을 택해 계곡 입구에 이르면 길이 좁고 가파라진다. 이 길로 오르면 곧 마당바위다. 여기서 1봉으로 가려면 왼쪽 길을 택한다. 2봉에는 줄이, 오르기 까다로운 4봉과 5봉에는 철사다리가 있어 오르기 어렵지 않다. 7봉까지는 무리가 없지만 여기서부터 길이 애매하다. 8봉을 가려면 7봉에서 동쪽으로 난 평평한 길을 따른다. 8봉에 서면 산 아래 운해와 남해의 섬 들과 멀리 대마도까지 보인다.
하산은 헬기장∼탑재 코스로 울창한 송림을 지난다.
수도권에서 출발할 경우 무박2일의 등산여행이 좋다. 고흥에는 동국여지승람에 특산물로 소개된 석화가 많아 신선한 석화도 즐길 수 있다.
▽교통〓광주∼고흥 직행버스를 타고 과역에 하차, 능가사행 버스를 탄다.
▽숙박(고흥읍 서문리)〓시외버스터미널 부근. 능가사까지는 버스로 30분 거리. 영빈장(0666―32―2065) 청운장(0666―35―4111) 프린스장(0666―34―7600).
관동산악연구회 02―876―2599
유정열〈‘우리산 길잡이’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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