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라의 맛과멋]강남 신사동「프랑소와 메디치」

  • 입력 1999년 4월 22일 19시 39분


1533년 10월28일 이탈리아 메디치가(家)의 카트린 공주가 프랑스 프랑소와왕의 아들 헨리2세와 정략 결혼했다. 이 때 카트린이 데려온 이탈리아 최고의 요리사들이 프랑스 궁중요리를 발전시켰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프랑소와 메디치’(02―3444―4755)는 이 ‘사건’에서 이름을 따온 ‘이탈리아 프랑스식당’. 거창한 이름과 달리 나무 테이블에서 부담 없이 식사할 수 있는 가족적인 분위기다.

철갑상어알 송로버섯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포와그라(거위간요리·1만5천원)를 맛볼 수 있다. 거위간은 사과와 버섯으로 조리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곳에서는 특이하게 꿀에 졸인 사과를 곁들인다. 사과와 꿀의 달콤한 첫 맛이 거위간의 고소한 맛을 깊게 해준다.

양국 요리가 공평하게 섞인 주요리는 ‘매운맛 소스의 소안심과 왕새우요리’(2만2천원). 고추 마늘 양파를 다져 올리브유에 볶은 뒤 향식초를 넣어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 이탈리아식 왕새우요리, 송아지 육수를 졸여 만든 소스를 곁들인 프랑스식 안심요리의 조화. 기교를 부리지 않은 착실한 맛이 살아있다.

와인리스트는 빈약하다. 포도주가 10여종 밖에 없어 음식에 어울리는 향을 찾기 힘들다.

▽평가(만점은 ★★★)△맛〓★★★(특급호텔과 막상막하)△가격〓★★(이 정도의 돈은 쓸만)△친절〓★★★(미소가 좋은 곳)△분위기〓★★(가족모임 어린이동반OK)

송희라(요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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