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금강전]서울 일민미술관서 6일부터 전시

  • 입력 1999년 7월 5일 18시 21분


정선의 '불정대도'
정선의 '불정대도'
‘18세기 수묵화에서 20세기 비디오 설치작품까지.’

금강산 그림을 통해 수 백년 세월 속에 변화해온 한국의 미술형식을 한자리에서 비교함으로써 새 밀레니엄의 미술을 조망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6일 오후 서울 동아일보 광화문사옥 일민미술관에서 개막하는 ‘몽유금강―그림으로 보는 금강산 300년’전.(일반관람은 7일부터)

8월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총 200여점의 금강산 관련 작품과 자료들이 선뵌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1676∼1759)의 ‘금강산도’ ‘총석정’ 등 옛 그림 120점, 조선조 선비 추강 남효온(秋江 南孝溫·1454∼1492)의 ‘유금강산기(遊金剛山記)’ 등 금강산기행문집과 일제시대의 금강산 관광지도 및 사진첩 등 각종 자료 50점이 나온다.

또 한국화가 이종상(서울대교수)과 김호득(영남대교수)의 한국화 및 설치작가 박화영의 비디오작품 등 현대작가 15명의 작품 30점도 아울러 전시된다.

이 전시회에서는 우선 재료와 기법 등에서 시대별로 다양하게 변화해온 표현양식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금강산을 처음 본격적으로 그린 정선은 붓 두 자루를 한 손에 쥐고 두 선을 평행하게 내려 긋는 ‘양필법(兩筆法)’과 모든 풍경을 하늘에서 내려다본듯이 그리는 ‘솔개화법’을즐겨 사용했다.

이후 심사정(沈師正·1707∼1769)의 ‘단발령도’와 김홍도(金弘道·1745∼?)의 ‘만폭동도’를거치면서금강산을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니라 서있는 자리에서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화풍이도입됐다.

지난 4월 금강산 창작기행을 다녀온 현대작가들은 더욱 다양한 표현양식으로 그린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종상은 산의 형태를 극도로 단순화 해 ‘人’자 모양으로 표현한 ‘원형상금강준’을, 김호득은 추상적인 화면 위에 강하고 거친 붓질로 폭포를 그린 ‘구룡폭’을 각각 내놓는다.

설치작가 윤석남은 나무조각 위에 수많은 구슬을 붙여 떨어지는 폭포수를 표현한 작품을 보여준다. 또 서양화가 송필용은 밝은 색의 유화물감으로 비봉폭의 물줄기를 그린 작품을, 박화영은 비디오로 금강산 풍경을 찍고 계곡의 물소리와 새소리를 들려주는 작품을 내놨다.

이처럼 민족의 명품을 낳은 금강산 그림에는 시대별로 독창성을 추구하는 치열한 예술정신이 담겨 있다.이를 이어받아 새 밀레니엄의 예술로 꽃피우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 전시의 취지.

◆전시안내

전시시간은 평일과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7시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5시까지이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관람객을 위한 작품설명회도 열린다. 비용은 일반 및 대학생 3천원, 초중고생 2천원. 02―721―7772, 7776

◆강연안내

매주 금요일 오후 2시 안휘준(서울대교수·한국미술사) 김주영(소설가) 등 전문가들이 이 미술관에서 금강산관련 미술 문학 종교에 대한 강연회를 갖는다.

◆스케치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스페이스 서울’에서는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가들의 스케치와 드로잉 작품 70여점을 7일부터 7월30일까지 전시한다. 02―737―8305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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