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로 4m 폭1m가 넘는 대형 작품 ‘구룡폭’을 출품한 김호득(영남대교수)은 커다란 화면 위를 대형붓을 들고 껑충껑충 뛰면서 그렸다고 밝혔다.
거세게 내려 붓는 폭포의 힘과 장엄한 기세를 강조하느라고 대형화면을 택했다.
그러나 길이가 몇 m에 달하는 천의 위에서 아래까지 한 번의 붓질로 선을 끝까지 내려 그을 수 없었다. 붓을 들고 힘차게 도약한 뒤 다시 두 세번 뛰어야 선을 모두 그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화면 위에 뛰어들듯이 그린 셈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민미술관주최로 지난 4월 여러 화가들과 함께 금강산에 다녀온 것이 저에게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감격스러웠습니다.”
이같은 느낌과 아울러 금강산이 지닌 기세를 함께 담으려 노력했다는 것.
“제자들에게도 남쪽화가들이 금강산을 보지 못한 것은 불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강산은 구도나 전망 등이 뛰어나 화가를 위한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강한 영감을 받고 왔지만 부담스러운 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선조들 및 동시대 다른 화가들과 자신의 그림이 비교되기 때문.
“옛것을 그대로 이어받지 말고 현대적으로 표현하자는 의미에서 약간 추상성을 곁들였습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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