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문양이 그려진 색종이로 접은 1000마리의 학이나 인형 모양의 책갈피 등을 보고 있노라면 일본인들의 이같은 놀이정신을 실감하게 된다.
요즘 젊은 일본 여성들은 영국 아방가르드룩의 대표주자인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스타일을 특히 좋아한다. 만화에까지 이 디자이너의 패션스타일이 등장할 정도인데 그녀의 인기는 대담한 놀이정신에 있다. 일본인의 놀이정신이 아방가르드룩을 일본에 뿌리내리게 한 것이다.
일본의 패션잡지나 매장에서 기묘하고 전위적인 스타일을 찾기란 식은 죽 먹기다.
타야마 아츠로오의 좌우비대칭 니트스웨터와 언밸런스로 주름장식한 롱스커트, NICE CLAUP의 사각형으로 된 조형적인 상의와 BIGI의 부풀린 풍선모양의 벌룬스커트의 조화, BA-TSU의 팔뚝이 살짝 보이는 셔츠와 가로로 지퍼장식을 단 바지, 주름치마의 매치(사진)등이 그것이다.
2000년 봄여름 도쿄 컬렉션에서도 놀이정신을 바탕삼은 재미있는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덜 완성된 듯 실밥이 보이는 츠모리 치사토의 의상, 고무줄로 여기저기 주름을 잡은 시무라의 의상도 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서슴없는 일본 사람들의 도전심과 놀이정신이 합쳐진 일본식 아방가르드 패션. 어디까지 발전할지 지켜볼 만하다.
김유리(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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