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숭례문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누구나 ‘만져볼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서울시의 이같은 숭례문 개방 계획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안은 숭례문에 이르는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숭례문 주변에 5∼10m 폭의 안전지대를 만들어 바로 옆에서 숭례문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우선 찬성론. 문화재는 가까이에서 보아야 맛과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건축사를 전공한 한 미술사학자. “가두어 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서울시의 계획에 적극 찬성한다. 2층에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지만 숭례문 석축(石築)가운데 무지개모양의 홍예문(虹?門)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해도 좋다.”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핵심은 문화재 훼손의 우려가 높다는 점. 문화재는 우리만 향유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전해주어야 할 대상이기에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견해다.
김동현 동국대교수(한국건축사)는 단호하다. “숭례문을 개방할 경우, 낙서 화재 등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숭례문은 큰 건물이라서 가까이에 가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숭례문을 개방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김교수는 제3의 안을 내놓는다. 숭례문과 가까운 곳, 남산으로 오르는 언덕길에 숭례문 전망대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그 전망대에 숭례문에 관한 설명과 사진 등을 전시하고 그곳에서 육안으로 또는 망원경으로 숭례문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
서울시의 안은 문화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올해초 숭례문 지하통로 건설을 계획했다 문화재위원회로부터 불허 판정을 받았던 서울시. 내년초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 허가신청을 낼 계획이다. ‘솔로몬의 지혜’와도 같은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