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마니아 위한 음반
‘여프로’에는 펑크그룹 ‘열혈 펑크 키드’ ‘이발쇼 포르노씨’ ‘푸른 펑크 벌레’가 소속돼 있다. 이들이 음반 한 장을 내는데 드는 제작비는 불과 700만∼1000만원.
‘700만원짜리 음반’은 ‘인디 음반’의 표상이다. 1억∼2억원은 예사로 쏟아 붓는 ‘스타 신드롬’용 음반과는 다른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김씨가 아마추어리즘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철저한 ‘프로 근성’을 강조한다. ‘여프로’는 연주력과 실력을 갖춘 그룹만 이용할 수 있다.
★손익분기점은 4000장
‘여프로’가 제작한 음반의 손익분기점은 4000장 판매. 이 정도면 공연장 등을 통해 팔릴 만한 숫자다. 그래서 아직 김씨가 ‘손해’본 것은 없다. 최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 근처의 넓은 녹음실로 옮겨 규모를 늘렸다. 그가 ‘인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96년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 보스턴의 버클리음대로 유학가 영상음악을 전공하다 1년만에 휴학하고 귀국했다.
“영화기획사 등에서 음악작업을 했는데 맘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아예 가지고 있던 기기들을 모아 작업실을 차렸지요. 저의 그룹 활동도 염두에 두었지요.”
이미 인디음반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의 선배 김종휘씨가 스튜디오를 차리라고 권유한 것도 힘이 됐다.
국내 인디 운동은 90년 중반이후 구체화됐지만 아직 ‘예술은 없고 이데올로기만 있는’ 음반을 많이 내고 있는 수준이다.
★"가공안된 '날것' 매력"
김씨는 “인디의 매력은 가공되지 않은 ‘날 것’에 대한 신비”라며 “그 ‘날 것’은 끊임없이 주류 음악을 자극한다”고 말한다.
〈허 엽기자〉he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