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반경 일어나면 우선 아파트 베란다를 가득 채운 화분에 물을 주고 가꾸며 가볍게 몸을 푼다. 또 밤새 강아지에게 채워준 기저귀를 갈아주고 씻겨주는 것도 언제나 나의 몫이다.
이어 나의 하루 생활 가운데 가장 소중한 아침일과가 시작된다. 방금 일어나 세수를 마친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인 두 아들과 마주 앉는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동화책을 읽어줬지만 요즘은 영어 수학 등 학과 공부를 도와준다.
그리고 전날 내가 발제한 토론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토론 주제는 대부분 신문에서 고른다. 신문을 읽다가 ‘이건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토론해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기사를 골라 스크랩을 하고 내 의견을 적어 아이들 방에 붙여놓고 출근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방과 후 엄마와 함께 의견을 나누고 다음날 아침 아빠와 본격 토론에 나서는 것이다. 단 일요일 아침에는 우리 부자의 ‘아침 공부’가 중단된다. 온 가족이 컴퓨터 앞에 앉아 한주일 동안의 가족 소식과 아침 토론 결과 등을 담은 ‘우리가족신문’을 만든 뒤 손에 손을 잡고 관악산을 오른다르기 때문이다.
조깅 같은 육체운동으로 시작하는 아침에 비해 비록 몸은 덜 튼튼해질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아침의 2시간은 나의 마음을 한없이 평화롭고 건강하게 해 준다.
허정 <41·건국대 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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