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주철환/아이디어 샘솟는 '황금같은 시간'

  • 입력 2000년 4월 21일 20시 09분


나에겐 매일 아침 잠을 깰 때마다 떠오르는 글귀가 하나 있다.

‘아침 시간은 입에 황금을 물고 있다(Morgenstunde hat Gold im Munde).’

고교 1학년 때 배운 이 독일 속담은 늘 일찍 일어나 아침 시간을 소중히 보내도록 하는 작은 ‘채찍’이 되었다. 학창시절 사위가 조용할 때 홀로 깨어 원고지를 메우며 ‘문학청년’을 꿈꾸던 기억, 방송국에 근무하던 시절 꽉 막혔던 기획 아이디어를 산뜻하게 풀어내거나 ‘퀴즈 아카데미’란 프로그램의 주제가를 작사 작곡하며 즐거워하던 기억 등이 새롭다. 이렇게 아침 시간의 소중함을 절감하며 ‘끄적인’ 다양한 글들을 묶어 몇권의 산문집을 펴내기도 했다.

아침마다 아들과 함께 동네를 한바퀴 달리고 난 뒤 샤워를 하는 것도 아침이 주는 또 하나의 기쁨. 특히 물방울이 연이어 머리를 두드릴 때 요런 조런 아이디어가 샘솟듯 튀어나온다.

요즘은 E메일을 확인해 답장을 쓰거나 강의 준비를 하면서 ‘쌈박한 소재가 없을까’를 궁리하는 데도 아침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 그리고 집을 나서기 전 ‘오늘의 결심’을 정하는 것도 아침 습관의 하나다. 물론 그리 거창한 결심은 아니다. 그저 ‘그동안 서먹했던 누구에게 전화라도 꼭 해서 화해를 해야지’ 등 작고 간단하지만 소중한 것으로 정한다. 아침의 그 작은 결심이 하루를 뿌듯하게 만들어 줄 때가 많다.

주철환(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과 교수·전 MBC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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