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른 새벽 강의를 맡고 있는 학교(서강대 언론대학원)에 나와 대학원 학생들과 학교 운동장을 뛰며 축구를 한다. 강의가 없는 날은 늦잠을 자는 경우도 있지만 “새벽을 정복해야 인생을 정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던 어릴 적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상쾌한 새벽 공기 속으로 뛰쳐나가는 날이 더 많다.
물론 40대 중반의 나이에 ‘새벽 축구’는 다소 부담스러운 운동일 수도 있다. ‘탁구나 골프쯤이 적당하지 않느냐’는 충고도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그러나 볼을 따라 정신없이 뛰며 흠뻑 흘린 땀을 씻을 때의 그 상쾌함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에겐 말로 설명하기 힘든 환상 그 자체다.
더구나 새벽 축구는 학생들과 강의실 밖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함께 무엇인가를 이뤄가도록 만드는 공동체 훈련장으로서의 역할도 하는 셈이다. 이처럼 축구로 여는 기분 좋은 아침은 그날 하루의 업무나 만남을 언제나 기분좋게 해결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김기태(44·매체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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