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 함께키워요] 백화점서 떼쓰는데 어떡하죠?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동동이가 엄마와 함께 백화점에 갔어요. 장난감 매장에서 동동이가 포케몬 인형을 사달라고 떼를 쓰네요. 안된다고 하자 백화점 바닥에 누워 발버둥을 치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동동이 함께 키워요’의 오프라인 주부 패널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독자여러분의 의견을 동아닷컴의 온라인게시판에 띄워주세요.

▽곽연희씨(32·서울 성동구 옥수동)〓포케몬 시리즈가 나온 이후 백화점 가기가 겁이 날 정도다. 그래서 백화점에 가기 전에 미리 다짐을 받는다. 무슨 물건을 살지 미리 목록을 함께 쓰고 왜 이런 물건을 사야 하는지 아이와 토론한다. 친구 선물을 사러 가서 자기것도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많은데 그동안 사 모은 장난감 목록을 노트에 정리하고 아이에게 두고 보게 해서 효과를 봤다.

▽양윤정씨(33·서울 양천구 목동)〓아이가 세 살때 동동이같은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비슷한 다른 장난감을 사줘서 달랬는데 그러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부터는 백화점에 가기 전에 아이에게 오늘 살 물건의 목록을 미리 설명하고 장난감은 다른 날 언제 살 예정인지를 알려준다. 대신 ‘착한 아이’로 쇼핑을 하면 아이스크림이나 빵 등 작은 선물을 주겠다고 얘기하고, 아이가 약속을 지키면 나도 약속을 지켜서 보상을 한다.

▽남은경씨(36·서울 종로구 효자동)〓대화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다. 매장에서 엄마가 곤란해 하는 것을 보고 아이가 이를 이용하려들기 때문. 설명과 설득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집을 부리면 즉시 벌을 줘야 한다. “집에 가서 보자” 식으로 잘못된 행동과 벌 사이의 시간이 벌어지면 벌의 효과가 떨어진다.

단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떤 날은 쉽게 장난감을 사 주고, 어떤 날은 아이를 무시하듯 하면 아이의 가치관에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또 벌을 줄 때는 “네가 그렇게 고집을 피워 엄마는 너무 속상해”하고 엄마의 감정을 설명해준다.

▽조윤주씨(37·서울 서초구 잠원동)〓막내가 자기주장이 강한 편이어서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떼보’가 되는 것 같아 그 다음부터는 장난감을 살 때 값이 너무 비싼 게 아닌지 아이와 얘기를 하며 장난감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다짐을 받는다.

그 자리에서 윽박지르거나 무시하면 의사표현에 소극적인 아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서 장난감 사기를 포기하거나, 비슷한 다른 싼 장난감을 사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전영이씨(46·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의 친구 문병을 가다 할인매장에 들렸을 때였다. 아이가 곰인형 푸우를 사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병문안 갔다 오면서 다시 생각해 보자”고 일단 그 자리를 모면한 뒤 약속대로 다시 할인점을 찾았다. 집에 인형은 많았지만 다 물려받은 것이었고, 아이가 직접 고른 것은 없다는 생각에 구입을 허락했다. 대신 엄마는 매장 한 쪽에서 기다리고 아이에게 직접 마음에 드는 인형을 골라오라고 했다. 복잡한 할인점을 혼자 뒤져서 ‘보물’을 획득한 아이는 그 다음부터 끔찍히도 푸우를 아꼈다. 투정을 부릴 때, 이빨을 닦으려 하지 않을 때 푸우 얘기만 하면 아이의 행동이 즉각 달라지는 것을 보고 ‘고생 끝에 구한 귀한 물건’의 교육효과를 실감했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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