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동이 함께 키워요]거짓말을 밥먹듯 하는데…

  • 입력 2000년 5월 29일 21시 12분


동동이가 거짓말을 자주합니다. 이를 안닦고 닦았다고 하는 등 ‘뻔한 거짓말’이 대부분이지죠. 혹시 자라면서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불안합니다.

▽조윤주씨(37·서울 서초구 잠원동)〓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기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고 모면하기 위한 방어책일 때가 많다. 아이를 너무 다그치면 아이가 마음을 열지 못하므로 우선 우회적으로 물어보아야 한다. “네가 안그랬으니 다행이야. 그렇게 한 사람은 마음이 아팠겠다” 처럼 감정에 호소해 스스로 거짓말을 시인하도록 유도한다. 아이가 곧 시인한다면 정직하게 말한 점을 칭찬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인형놀이나 동화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도 좋다. 거짓말을 해서 코가 커진 피노키오, 늑대소년 이야기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도 거짓말하는 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 꾸짖는 정도를 높여서라도 고치도록 해야 한다. “실망했어. 엄마는 거짓말하는 아이를 싫어해. 아무도 너하고 친구하려 하지않을 걸. 그러면 좋겠니?” 하며 거짓말을 했을 때의 불이익을 이야기해주고 설득하도록 한다.

▽곽연희씨(32·서울 성동구 옥수동)〓악의의 거짓말이 아니라면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니만큼 큰 걱정은 안 하려고 한다. 손을 씻었다고 거짓말한 경우에는 “네가 손씻는 걸 엄마는 보지 못했고 손이 여전히 더러우니 다시 씻는게 좋겠다” 하니까 엄마의 말 뜻을 눈치채고 다음부터는 거짓말이 줄어들었다.

▽딸랑이엄마(osk58@hanmail.net)〓아이의 피아노학원 선생님이 학원비를 만원 적게 넣었다고 전화를 해서 만원을 다시 보내 드린 일이 있다. 아이가 몰래 빼서 꺼내 쓴 것으로 보여 “왜 돈을 빼서 썼니?”라고 추궁하니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 심하게 다그치면 일단 상황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계속 이어갈 것 같아 “다음부터는 그러지마”정도로 일러두는게 낫다는걸 깨달았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아무데나 놔두던 돈을 안보이게 챙기는데도 신경을 쓰게 됐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전문가 조언▼

아이들은 야단을 맞을까봐 겁이 나서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사소한 잘못이나 실수를 하고 이를 솔직하게 인정할 때는 그 용기를 칭찬하고 잘못을 용서해주어야 한다. 다른 어떤 잘못보다도 거짓말이 더 큰 잘못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그래도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엄격하게 처벌하는게 바람직하다.

거짓말이 습관이 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을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아이가 거짓말 덕분에 이익을 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가혹한 처벌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거짓말에 대해 반성할 기회를 주고 다시 거짓말을 했을 때 스스로 어떤 처벌을 받을 것인지도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부모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송종용(서울학습장애상담센터소장 02-3446-0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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