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주제로 한 동화다.외동인 줄만 알고 자란 12세 종민이.
어느 날 갑자기 뇌성마비인 15세의 친형 종식이 나타나 충격을 받는다. 종식이를 형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종민이는 가출까지 한다. 그러나 차츰 형이 단지 신체적 장애가 있을 뿐 마음의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 것을 깨닫는다. 종민이는 어느덧 자기 중심적인 아이에서 남을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아는 성숙한 아이로 성장한다.
종민이의 이러한 성장과정을 교육학자 로렌스 콜버그의 도덕발달단계이론을 생각하며 독서토의를 해보자.
콜버그는 합리적 사고가 도덕적으로 성숙한 행위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스스로 어떤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갈등상황을 제시하고,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예를 들어 내가 종민이었다면 형 종식이 나타났을 때 과연 어떻게 했을까. 그 이유를 스스로 설명하게 함으로써 생각하고 해석하고 판단하며 성숙한 행위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동화 속 종민이는 콜버그의 도덕판단 6단계를 차례로 거쳐 성숙해간다. 처음에 종식이의 꼴도 보기 싫어하는 자기중심적인 1단계,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모두 형에게 빼앗겨 불이익을 당한 것 같은 감정을 느끼는 2단계, 친구들의 놀림이 두려워 견디지 못하는 3단계까지는 갈등이다.
그러나 차츰 종민이는 형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알게 되고 오히려 이 사회가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니라는 사실에 분개한다. 마지막에는 인간은 각자 처지가 다를지라도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는 어리지만 콜버그가 도덕발달의 마지막 단계로 제시한 ‘보편적인 원리원칙을 깨닫고 그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는’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