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지도 이렇게]정태선/'잠잠이'

  • 입력 1999년 12월 17일 19시 23분


▼'잠잠이' 레오 리오니 글, 그림/ 분도출판사 펴냄▼

철학자이자 작가인 가스통 바슐라르는 상상의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미적 감동은 우리에게 놀라운 정신적 경험을 하게 한다고 했다. 자신이 새로 태어난 것같은, 스스로 새로워지는 것같은 신선한 충격을 느끼게 하는 상상력은 정녕 존재의 전환을 가져오게 한다는 바슐라르의 말을 떠올리게 하는 동화가 바로 ‘잠잠이’다.

겨울이 다가오자 잠잠이네 들쥐 가족은 부지런히 겨울 준비를 한다. 그런데 잠잠이만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먼 산만 잠잠히 바라보고 있다. 마침내 첫눈이 내리고 겨울이 오자 들쥐가족은 풍부한 먹이와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행복해 한다.

그런데 먹이가 모두 떨어지자 행복감이 사라진다. 그때 먼 산만 바라보며 상상의 꾸러미만 쌓고 있었던 잠잠이가 들쥐가족에게 상상의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잠잠이가 상상의 꾸러미에서 따뜻한 햇살, 알록달록한 색깔, 풍부한 언어를 풀어놓자 들쥐들은 신비한 경험을 한다. 잠잠이의 언어상상력에 이끌려 추위와 배고픔이 깨끗이 사라지고 따뜻함이 스며든다.

곧 다가올 겨울방학에는 아이들에게 잠잠이처럼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자. 계산훈련소같은 수학학원, 기술을 가르치는 피아노학원 등으로 아이들을 바쁘게 돌리지 말고 조용히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상상력을 키우는 겨울방학이 되도록 말이다.

가족이 모두 둘러앉아 2000년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꿈꾸어 보자. 잠잠이처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나름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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