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모자와 무민들’은 핀란드 동화다. 춥고 어두운 겨울이 1년 중 6개월이나 되는 나라의 작가가 쓴 작품이다. 날씨 탓일까? 긴 겨울동안 꿈꾸듯이 눈덩이가 굴러가듯이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구성인데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아마 두가지 때문일 것이다.
우선 등장인물이 독특하다. 커다란 코에 배를 쑥 내민 둥글둥글한 생김새가 얼핏 하마같기도 한 무민은 왠지 친밀감이 드는 인물이다. 하지만 ‘텔레토비’처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이다.
또한 이 동화에 등장하는 요술쟁이는 다른 요술쟁이와는 사뭇 다르다. 외모는 전통적인 요술쟁이 그대로이지만 생각과 행동이 현대사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인물이다. 요술이라는 자체가 요술쟁이에게는 대단한 힘이요, 권력의 원천이 된다. 때문에 동화 속의 요술쟁이는 흔히 민주주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요술을 부리며 힘을 남용한다. 하지만 이 동화에 나오는 요술쟁이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요술쟁이에게도 이익이 되고 상대방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그런 점에서 이 동화는 돋보인다.
액션작품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런 장편을 읽게하기가 힘이 든다면 무엇보다 동기부여가 중요할 것 같다. 동화를 읽히기 전에 ‘요술모자와 무민들’ 이라는 제목과 15, 18, 31, 37, 50쪽에 나오는 그림을 먼저 보여주고 어떤 동화인지를 상상하게 한 다음 아래 질문을 먼저 읽고 책을 읽게 해 보자.
요술모자가 어떤 요술을 부릴까? 요술모자로 요술이 걸렸다면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 할까? 이 동화의 요술쟁이와 다른 요술쟁이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일까? 다 읽은 다음에는 이 동화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문장 ‘모두들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의 의미에 대해 토의해 보도록 하자.
정태선(활동중심 언어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