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희의 집.com]천연 양념/맛은 기본 성인병도 예방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28분


“예쁜 여자와 산다는 사실은 사흘만에 잊어 버리지만 요리 솜씨 없는 여자와 사는 것은 평생 고생스럽다.”

남자들은 우스갯소리로 가끔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여자를 외모나 음식 솜씨로 평가하는 것이 불쾌하긴 하지만 누가 하든 맛있는 요리는 가족 모두를 즐겁게 한다.

우리 남편은 기껏 비싼 저녁을 대접받고 들어와서도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찾을 정도로 집에서 밥 먹는 것을 좋아한다. 미식가인 남편 덕에 나는 요리를 참 많이 배우러 다녔다. 요리를 배우는 날에는 꼭 실습까지 하기 때문에 우리 집 식탁도 풍성해진다.

나는 또 특이한 음식을 보면 꼭 메모를 하는 습관이 있다. 외식을 하러 나갔다가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주방장에게 노하우를 귀띔받아 놓기 때문에 나만의 요리법을 비교적 많이 확보하고 있는 편이다. 요리 비법이 많으면 음식 만들기에도 적극적이 되기 때문에 ‘손맛’있는 주부가 되는데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사실 결혼한 지 20년이 되니 점점 꾀가 나고 부엌에도 들어가기 싫어지는 게 사실이다. 날씨가 덥다는 핑계로 자주 외식을 하게 되는데, 외식한 날은 속이 불편하고 갈증도 나 물이나 탄산음료를 많이 먹게 된다. 아마 조미료나 강한 양념을 많이 쓰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 집은 오래 전부터 조미료 대신 천연 양념을 쓰고 있다. 일단 기본 양념이 준비되면 왠지 뿌듯하고 어떤 요리든 겁이 나지 않는다. 또 갑자기 손님이 와도 당황하지 않게 된다. 요리 시간도 절약되고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짬을 내서 몇 가지 천연 양념을 만들어 보관해 두자.

▽향신즙〓무 100g, 마늘 100g, 양파 100g, 생강 20g, 배 100g을 우선 준비한다. 재료를 모두 적당한 크기로 썰어 믹서기에 갈아 즙을 내면 훌륭한 양념이 된다. 얼음주머니에 넣고 냉동실에 얼려 두면 요리할 때마다 떼어서 쓸 수 있다.

▽향신기름〓식용유 1작은병, 양파 4분의1쪽, 붉은고추 1개, 깻잎 2장, 생강 큰것 1쪽, 마늘 4쪽을 준비한다. 기름이 차가울 때 준비한 야채를 모두 넣고 볶아 수분이 모두 빠져 노랗게 탈색되면 야채를 건져낸다. 향신 기름을 차게 식혀서 기름병에 담아 두고 쓴다. 볶음 요리할 때 한두 스푼씩 떠서 쓰면 다른 양념은 필요없다.

▽향신장〓진간장 1작은병, 물엿 반컵, 설탕 반컵, 꿀 3큰술, 향신즙 5큰술, 마른고추 1개, 포도주 3큰술, 깻잎 3장, 통후추 약간. 이들 재료를 한데 섞어 약한 불에서 끓여 식힌다. 건더기를 건져 버리고 간장병에 담아서 사용한다. 모든 조림요리에 잘 어울린다.

jungheeu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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